아. 이태원.
그리고 해밀톤. 이곳의 지표이다. 이태원의..
그 곳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 해밀톤이 아닌
'가구점 해밀톤'의 이름이었다.
가구점이 있던 자리는
예술을 위한 장(다종적 변형공간)으로 대체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한시적으로. 주인장 맘이 내킬 때까지?
예상치 못한 눈발이 휘날리던 토요일 오후.
해방촌의 유명하다는 수제버거집을 경험하고자 나선 길에
이태원까지 나왔으니 궁금한 몇 곳은 들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끌거리는 거리를 누비기 시작했다.
히야~ 멋지구나!
간지있게 뽑아내었구나.
저 각도를 보라.
공간 해밀톤을 찾아 들어가는 좁은 골목길의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해밀톤의 3색 간판은 묘한 각도감에 훌륭한 뷰를 제공한다.
멋지다. 그 쎄련질에 질투가 나버리는 순간이다.
1층 차고 문을 허리굽혀 들어가니 SFX Seoul 2010 : 장소특정적 사운드가 진행중이다.
무패션 오리털파카에 털모자까지 뒤집어 쓰고는 뒤뚱뒤뚱 거리며 감상을 시작했다.
<작가:양아치 feat. 류한길, 권의현>의 스피커들을 옮겨다니며 소리를 들어보고
두리번두리번 그러다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의 검은 벨벳천을 걷어내며 계단에 발을 디뎠다.
순간 끔찍하게 소름 끼친다.
매우 자극적인 이 세계 사람이 아닌 여자의 목소리 같은 것이 들린다.
딱 귀신나오겠다.
미친듯이 소름끼쳐 계단을 반쯤 올라다가 뛰쳐나와 버렸다. (작가:엘리스 후이-셍 창)
그러고는 다시 정신차려 전시소개글을 보니 '2층'도 있다...;;
요즘 작품과 전시장 구조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사운드 아트 특히 본 페스티벌의 컨셉이 장소특정적 소리라서 일반사람들은 정말 감상키 어려우시겠다.
설치된 작품들은 딱히 눈에 다가오지도 않으며, 휑한 공간엔 알 수 없는 작품공식과 그들의 코드, 방식이 숨어 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을 쿵쾅쿵쾅 뛰는 가슴을 애써 누르며 후다닥 오른다.
(계단중간. 화장실 같은 공간의 작품 역시 후이-셍 창의 작업인 것 같지만 정신은 이미 혼비백산인 관계로 패스)
몇 번의 검은 벨벳천을 거쳐 올라간 2층은 밝다.
다행이다.
암 것도 없어 보이지만, 그것이 아니지.
소리가 작품이지 않은가.
더군다나 <김승영&오윤석> 작가의 작품은 공간을 매우는 작업으로 숨박꼭질하는 것만 같다.
이 벽에 가서 소리 들어보고 저 벽가서 서 있어 보고
휘휘~ 뛰어 보기도 하고 괜히 구멍난 벽을 세밀히 쳐다보기도 하고 귀를 대보기도 한다.
ㅎㅎㅎ
그러고 나왔다.
SFX2010은 인내력을 필요로 하며 무척 정적인 감상자세가 요구된다.
작은 낚시용 의자라도 있다면 감상의 시간을 좀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공간 해밀톤은 헛을 기억나게 하는 공간이었다.
여러모로...
그렇게 질투와 부러움을 느끼며 다시 큰길가로 나왔다.
POST POETICS가 홍대에서 이태원으로 옮긴뒤
찾아가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엔 찾았다.ㅋㅋ (간판이 매우 작다)
구경을 하고 몇 가지 아이디어와 신기한 것을 보았다.
사지 못하는 마음에 왠지 미안해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왔다. 뭐지 이 죄책감은.ㅋ
그리고는 눈발 날리는 저녁을
따뜻하고 고소한 커피와 맛있는 케익이 있는 노오란 조명이 가득한 카페에서 보냈다
공간 해밀톤
SFX Seoul 2010 : 장소특정적 사운드
2010.1.8 ─ 1.31 (월요일 휴관)
일시: 12시 - 밤 8시
참여 작가: 양아치, 류한길, 권의현, 김승영&오윤석, Alice Hui-Sheng Chang
podopodo.net
참고: 정식명칭은 - <제3회 서울 국제 사운드 아트 페스티벌 , 사운드이펙트 서울 2010 : 장소특정적 소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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