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보인다 부자되는 법] ‘유명’ 보다 ‘유망’ 작가를 찾아라

미술시장 투자 요령

‘미술애호가’로 소문이 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그는 한국사립미술관협회 웹진의 원고청탁을 받고 “현대건설 재직시 보너스만 받으면 인사동을 뒤지고 다녔는데 그 시절 ‘아무 것도 모른채 샀던 그림’ 중 지금 꽤 비싼 값을 호가하는 것도 더러 있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의 글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나도 미술품 한두점쯤 사봤으면…’하는 이들의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있다. 주위에선 지난해 산 그림이 벌써 두배로 올랐느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도 솔솔 들린다.

하지만 미술시장의 거품이 꺼지며 작품값이 반토막났다는 소식도 흘러나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급변하는 시장상황 속에서 초보자가 꼭 챙겨야 할 핵심은 무엇일까.

▲화랑과 아트페어가 엄연한 ‘1차 시장’= 올해엔 꼭 그림을 장만하겠다는 신년계획을 세운 이들이 적지않다. 그림을 걸어 문화생활도 즐기고, 투자수익도 거둔다면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그림은 부동산과는 달리 보유세며 양도세가 없어 매력적이다. 국내 시장은 조정기에 접어들었지만 미술품은 여러 시장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대체투자재로 최고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미술품 컬렉션은 화랑을 통하는 게 원칙이다. 최근들어 미술품 경매가 무섭게 부상했지만 작가들의 따끈따끈한 신작을 적정가에 살 수 있는 1차 시장(first market)은 역시 화랑이다. 화랑들이 개최하는 아트페어, 즉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화랑미술제 등도 1차 시장의 범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초보자들은 1차 시장의 동향을 늘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경우 새해에는 강남 화랑들의 역할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 화랑가였던 인사동및 삼청동에 이어 청담동과 신사동에 ‘성격을 갖춘 화랑들’이 앞다퉈 들어서며 이들의 활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청담사거리 네이처포엠 빌딩의 경우 국내외 내로라 하는 화랑이 12개나 들어서 ‘갤러리몰’을 형성했을 정도. 국제적 네트워크를 지닌 실력있는 화랑을 거래처로 정해 차별화된 정보도 얻고, 자문도 받을 경우 실수할 우려가 적어진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까지 기승을 부렸던 ‘치고 빠지기식’ 단타족은 어느정도 정리돼 비정상적인 손바꿈 현상은 진정될 기미다.

▶시장 주도하는 경매, 투명한 거래가 장점= 단군이래 최대 호황을 누렸던 미술품 경매사들은 올해도 미술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경매사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탓에 경매사간 작품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컬렉터들은 믿을만한 경매사와 작품의 옥석을 가릴 필요가 커졌다.

지난해의 경우 경매시장에서 유명작가의 작품 가격지수(2001년 100기준)는 지난 2006년의 181보다 51.9%나 상승한 275를 기록했다. 이는 신흥컬렉터가 경매시장에 대거 유입됐기 때문. 그러나 새해에는 이같은 상승곡선이 다소 완만해질 전망이다.

김순응 K옥션 사장은 “작년말 낙찰가와 낙찰률이 일부 하락했으나 이를 침체로 단정해선 곤란하다”며 “조정장세를 거쳐 점차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경매사들은 새해들어 온라인 경매시장 확산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온라인 경매횟수를 늘리고, 출품작도 더욱 다양화해 젊은 컬렉터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복안이다.

▶새해 눈여겨볼 작품과 투자포인트=그렇다면 새해엔 어떤 작품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뚜렷한 오리지날리티(독자성)를 지닌 유망작가, 국제경쟁력이 있는 작가에 주목해야 하지만 이를 판별하기란 쉽지 않다. 만만찮은 금액이 투입되는 만큼 결단을 내리기도 힘들다.

지난 2001년 중국현대미술이 붐을 이루기 전 위에민준, 쩡판츠 등의 작품을 모아 ‘중국작가5인전’을 개최했던 갤러리아트사이드 이동재대표는 “당시 대다수 수집가들이 쌩뚱맞은 중국작가 그림이 왜 이리 비싸냐며 고개를 저었다. 중국작품이 오를테니 한번 믿고 수집해보라는 권고를 따랐던 이들은 요즘 ‘고맙다’는 말을 수시로 건넨다”고 밝혔다. 당시 작품은 현재 20~90배 이상 오른 상황.

이 대표는 “화랑 역시 확신을 갖긴 힘들지만 중국및 아시아작가 중 독창성을 견지한 유망작가 작품은 더욱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pkm갤러리 박경미 대표도 “우리 작가의 경우 중국작가에 비해 역량은 떨어지지 않으나 가격은 현저히 낮은 편”이라며 “장식적인 그림만 수집할 게 아니라 유망작가의 도전적인 작업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 경우 국제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작가인지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새해 미술계는 얌전(?)한 근대미술품 보다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현대미술품의 비중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 외국미술품의 유입도 늘어날 것인만큼 글로벌 아트마켓 정보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해 미술시장의 최고 변수인 고미술품 동향에도 관심을 갖고,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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