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문화 콘텐츠로 뜬다

이숙자의 그림을 활용한 '스카프'(왼쪽)와 김훈 소설 '남한산성'표지에 실린 김선두의 작품.
화가들의 작품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뜨고 있다.

그동안에는 소품 위주의 아트 상품을 미술관에서 판매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최근에는 작가의 이름을 붙인 스카프에서부터 시작해 공사장 가림막,광고,책표지,의류,달력 등으로 영역이 확산되고 있다.

예술 작품이 담긴 상품을 선호하는 20~30대 소비자,이른바 '아티젠(Arty Generation)' 세대가 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화가들의 이름과 그림을 활용한 '작품 스카프'가 대표적인 케이스.원로 작가 이종상씨를 비롯 김춘옥 송수련 이숙진 우영숙 정선진 김일해 강신덕씨 등 21명은 자신의 작품 이미지가 담긴 명품 스카프를 내놓았다.

작품 제작과 판매는 한국미술센터(대표 이일영)가 맡고 작가들은 판매가의 50%를 로열티로 받는다.

한국미술센터는 최근 금융권을 비롯해 대기업,정부기관 등의 주문이 밀려 올 매출 목표 10억원을 넘겼다.

장당 가격은 10만~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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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남한산성 김훈 장편소설
화가의 그림이 영화,드라마,소설책과 만나는 경우도 있다.

서양화가 이수동씨는 드라마 '가을 동화'와 김기덕 감독의 14번째 영화 '숨'의 제목 글씨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포도나무를 베어라'(민병훈 감독)의 포스터 그림도 제작했다.

이 그림은 올해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영화 포스터로 선정됐다.

또 사진작가 김중만씨가 배우 이병헌을 찍은 사진 작품이 영화 '달콤한 인생' 포스터에 쓰이기도 했다.

화가 김선두씨의 반(半)추상화 작품은 김훈 소설 '남한산성' 표지에 쓰여 6개월 만에 1500만원의 로열티를 받았다.

작가의 작품이 공사장 가림막이나 빌딩 외벽으로 설치되기도 한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설치미술가 강익중씨의 '광화문에 뜬 달'이 서울 광화문 복원 현장에 전면 가림막으로 설치됐다.

또 광화문의 금호아시아나 제2사옥 건설 공사장의 담벼락엔 이정교 홍익대 교수가 우제길ㆍ이영희ㆍ이성자ㆍ하인두씨 작품 7점을 콜라주 형식으로 만든 그림이 프린트돼 있다.

서울 한남동 일신빌딩 공사장은 '바코드 작가'로 불리는 양주혜씨의 작품,논현동 제일생명 사거리의 테이크 어반 건축 현장은 일러스트 작가 최성희씨의 작품으로 장식돼 있다.

작가들의 그림이나 사진이 광고로 활용되는 '애드-아트(Advertising-Artㆍ예술 광고)'도 인기.퓨전 한국화가 육심원씨의 작품은 지난해 하나은행의 옥외 이미지 광고 '거리의 미술관'과 하나카드의 상품 광고 '둘이 하나카드'에 이어 최근엔 CJ홈쇼핑 광고에도 나오고 있다.

서양화가 심명보씨의 '새로운 천년의 열정'은 해태제과 '오예스' 상자 뒷면 이미지로 사용됐다.

심씨의 작품을 접목한 뒤 월 매출이 20억원 정도 늘었다는 게 해태제과 측의 설명이다.

하상림씨의 '꽃'은 LG전자 냉장고,김중만씨의 '꽃' 시리즈는 행남자기 식기 세트에 각각 등장한다.

미술계 관계자는 "작가들의 작품이 의류 광고 등의 콘텐츠로 활용되면서 연간 1조원 규모의 부가가치가 생기고 1만~5만명 정도의 고용 창출 효과까지 낳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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